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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생님.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도록 해.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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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뭐, 이런 말 해 봤자 소용없나. 잠이 안 오겠지…… 나도 그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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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나저나…… 미안하군. 제도에서 싸우느라 입은 상처도 안 나았는데 이것저것 시켜서.
그건 이쪽이 할 말
정말 그렇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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걱정하지 마. ……어깨 부상도 나았으니까. 손에 마비는 남겠지만 일에 지장은 없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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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반성하고 있어. 아무쪼록 무리는 하지 말아 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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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, 앞으로 더욱 바빠질 거야. 너도 마음의 준비는 하도록 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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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……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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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참 멋진 밤이야, 선생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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악몽 때문이 아니라, 미래에 대한 기대로 잠들지 못하는 것이 몇 년 만인지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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악몽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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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년 전부터 쭉 이어진 기나긴 악몽이야. 죽은 이들한테 끝없이 시달리는 꿈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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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원수를 갚아 주지 않느냐, 왜 너 혼자 살아남았느냐며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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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그들을 위해 아무리 시체를 쌓아도 점점 그 목소리는 커져 갈 따름이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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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원망하는 소리, 나를 부르는 소리. 귓가에 맴돌며 떨어지지 않는 비명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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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도 계속 들리고 있어. 분명 죽을 때까지 들리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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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를 막진 않아. 그들 목소리를 교훈 삼아, 나는…… 앞으로도 살아가려고 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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왕으로서, 살육자로서, 백성들이 마음 편히 살 국가를 만들 거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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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그녀」는 멍청한 소리라며 비웃겠지만… 나는 내 방식대로 이 세상을 바꾸고 싶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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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, 앞으로는 바빠질 거야, 대사교 예하. 내일 대관식이 우리의 첫 업무가 되겠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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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선생님과 학생이, 어느덧 대사교와 국왕이라. ……멀리도 왔군.
아무것도 변함없다
직함이 바뀌었을 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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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. 나한테 너는 스승이자, 전우이자, 그 무엇보다 소중한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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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무엇보다…… 소중한…… …………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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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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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생님, 대관식 전에 건네줄 것이 있어. ……손을 내밀어 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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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……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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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…… 부탁인데, 무슨 말이라도 해 줄래. 왜, 갑자기 굳은 채로 있어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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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싫다면 싫다고 말해 줘. 그때는 순순히 포기할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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싫은 게 아니라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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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………… ……저, 이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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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……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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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…… 아아, 그랬구나. ……좋아. 그럼 교환하자, 선생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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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의 손……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아주 작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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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이 손이 몇 번이나 나를 구했어. 고마워, 선생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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……너의 손은 언제나 따뜻하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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